Sunday, July 1, 2012

어플리케이션 창업


디자인으로 벤처하는 시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IT 서비스




스트리트 패션 공유 SNS
스타일쉐어

스타일쉐어는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공유하는 패션 SNS다.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지 8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가입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고 영국, 미국, 일본 등 해외 이용자가 전체 사용자 중 20% 가까이 된다. 스타일쉐어가 더욱 주목을 끈 것은 이 서비스를 만든 주인공이 20대 중반의 여대생이라는 점이었다. 전기전자공학을전공한 윤자영 대표는 늘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여느 여대생처럼 패션 분야에 대한 호기심도 많았지만 그 관심을 표현하는 방식은 남달랐다. 패션을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트렌드세터들의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직접 제작, 운영하기로 한 것.

길에서 우연히 스친 누군가의 패션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는 많지만 그 옷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이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 곧 학내 디자인 경영 학회인 디마 스튜디오(The Dema Studio)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전공이 다양한 학회 구성원들과의 교류는 윤자영 대표가 스타일쉐어의 기획을 다듬는 초석이 됐다. 너무나 만들고 싶었던 서비스였기에 안면만 튼 사이라도 들이대고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럴 바엔 차라리 무턱대고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를 만나게 됐습니다.” 프라이머는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공동 창업자인 이재웅, 이택경 등 성공한 벤처 1세대 기업가들이 만든 엔젤 투자사. 윤자영 대표는 권도균 대표에게 벤처 창업에 대한 조언을 구하던 중 사업 계획서를 제출해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스타일쉐어는 법인을 설립하기도 전에 프라이머의 투자사가 됐다. 이후 프라이머의 적극적인 투자와 멘토링에 힘입어 스타일쉐어는 각종 창업 경진 대회에서 수상했다.


MIT 주관으로 열리는 세계적인 규모의 초기 벤처 기업 경진 대회인 매스 챌린지(Mass Challenge)에서는 세계 24개국 850여 개 팀 중 아시아 팀으로는 유일하게 최종 선발되기도 했다. 또한 국내 창업지원 기관인 기업가정신재단 주최로 열린 제1회 청년기업가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며 업계의 주목을 끌었으며 지난 3월 터키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워크숍(GSW)에 연사로 나섰다.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각종 매체가 스타일쉐어에 관심을 보였고 덕분에 특별한 프로모션을 하지 않고도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용자수가 늘어나자 제휴를 제안하는 업체도 하나 둘 늘어났다. 지난 3월에는 그루폰코리아가 론칭한 패션 몰 "그룸"과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도 계획 중이다.

Interview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
“확실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라.”

대학교 재학 중 벤처를 시작했다. 사회 경험 없이 창업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처음부터 창업이 목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초기에는 일부 냉담한 시선도 있었지만 꾸준히 성장해왔기 때문에 대체로 긍정적으로 봐주는 것 같다.

조직 구성이 궁금하다.
개발자 4명, 디자이너 2명, 운영자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투자자에게 소개받은 직원도 있고, 직접 함께하고 싶다고 찾아온 경우도 있다. 회사보다는 프로젝트 팀의 색깔이 강하기 때문에 특별히 직급이 나뉘어 있지 않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팀장만 존재한다.

학생이라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나?
기본적으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대신 각자 맡은 업무가 얼마만큼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꼭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투정도 간혹 들리지만 두 가지를 병행하기 때문에 오히려 균형이 맞아 좋다는 의견이 많다. 공부하다 지치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회사에 와서 집중할 수 있으니까. 다들 사회 경험이 없어서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처음에는 회의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또 효율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이런 모든 것을 주변에 회사를 다니는 지인들에게 일일이 물어가며 진행했다.

직원들 월급은 어떻게 챙기는가?
현재는 투자받은 돈으로 월급을 주고 있다. 대기업 인턴 급여 수준이다.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특징이다.
스트리트 패션이 콘셉트인 만큼 이동하면서 콘텐츠를 바로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하면 이용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스타일쉐어 자체의 색깔을 배제하는 것이었다. 플랫폼을 미술관처럼 만들자는 것이 목표였다. 작품이 담긴 그릇인 미술관이 돋보이는 것이 아닌, 콘텐츠인 작품이 빛날 수 있게, 사용자들이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앞으로 계속 서비스가 늘어나고 리뉴얼을 하더라도 이것만큼은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벤처 창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최근 창업이 유행처럼 번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공모전처럼 접근하거나 스펙 쌓기의 일종으로 여기는 것은 시간낭비가 될 수 있다. 몰입하고 24시간 집중해도 실패하기 쉬운 게 사업이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고 확신이 선다면 진지하게 도전하길 권한다.


위시 리스트를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

위시앤위시

온라인 쇼핑몰의 위시 리스트를 한데 모아볼 수 있는 ‘위시앤위시’는 매시업(Mash up)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 음악계에서 유래한 용어인 매시업은 웹 서비스 회사에서 공개한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재료 삼아 만든 새로운 웹 서비스를 이르는 말. 산재해 있는 위시 리스트의 통합 관리 시스템이란 점에서 위시앤위시는 새로운 개념의 매시업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위시앤위시가 제공하는 ‘위시 잇(Wish it)’ 버튼을 즐겨찾기에 추가만 하면 설치 끝. 그리고 쇼핑몰 상품 페이지에서 이 버튼만 클릭하면 곧 개인 카탈로그로 상품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상품은 기억나는데 도무지 어디서 봤는지 떠오르지 않아 당황한 경험이 있는 온라인 쇼핑족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서비스. 또한 친구나 가족에게 선물할 때 고민하느냐 애먹었던 사람들에게도 단비와 같을 것. 그가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가격과 판매처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니까. 또한 사용자끼리 공개된 서로의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SNS 기능도 흥미롭다. 서비스 이름이기도 한 위시앤위시는 웹 에이전시 ACG에서 함께 일했던 동갑내기 박지환, 박진성, 홍용기의 공동 창업으로 출발한 벤처다.

박지환 대표는 아내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던 도중 분산된 위시 리스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곧 각종 북 마킹 시스템과 매시업 서비스, SNS를 벤치마킹하며 서비스 구상에 들어갔다. 각기 다른 곳으로 이직한 두 멤버를 섭외한 시점도 이때였다. 박진성 CTO에게는 다양한 관공서의 웹사이트를 설계했던 경험을 살려 서비스의 안정화를 맡도록 했다. 홍용기 CDO는 사용자들이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게 기능을 단순화하고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으로 디자인했다. 모두 회사를 다니던 중인 2010년 프로토타입을 완성했고, 1년가량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론칭했다. 아직 초기 단계라 가입자는 7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재방문율이 50% 이상. 별도의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하지 않고 얻은 결과이기에 더욱 고무적인 수치였다.


퇴근 후 모임 공간을 빌려 서비스 개발을 하던 세 사람은 지난 3월부로 모두 회사를 그만뒀다. 각자 아내들에게는 지난 직장에서 받던 만큼의 월급은 꼭 챙겨 오겠다는 약속하기도 했고, 뭐든 좋으니 재미있는 일 좀 해보라며 격려를 받아 힘을 얻기도 했단다. 지난 4월부터는 사이트 리뉴얼을 통해 보다 흥미로운 인터랙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휴를 통한 수익 모델을 확보했으며 셀러브리티의‘잇 아이템’을 사용자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마케팅도 기획하고 있다. 쉽고 간편한 위시 리스트 관리로 쇼핑의 폭과 질을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하겠다는 위시앤위시의 포부가 현실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Interview

박지환, 박진성, 홍용기 위시앤위시 공동 창업자
“프로토타입까지는 만들고 벤처를 시작하라.”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벤처를 시작하는 것이 부담되었을 것 같다.
미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우리도 반신반의했다. 제휴도, 투자도 없었던 상황이라 창업에 몰두한다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서비스를 기획했던 것 같다. 차츰 이 사업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갖게 되면서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행히 가족들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줬다.

박지환 대표와 홍용기 CDO는 각각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즈 출신이다. 벤처와 비교했을 때 포털 사이트 회사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장점은 소규모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프로세스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성향의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소통을 통해 자기 논리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인적 네트워크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반면 조직이 큰 만큼 일 진행이 더뎌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벤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몫이 굉장히 중요하다. 책임감이 더 막중하지만 그래서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박진성 CTO는 공기업 위주의 개발 업무를 해왔다. 관공서 웹사이트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다. 시청 웹사이트는 시를 대표하는 웹사이트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개발해야 한다. 반면 안정적인 언어로 구성된 프로그램만 찾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력이 떨어진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배 개발자들에게 관공서 업무를 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수익 구조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은 별도의 수익 없이 정부 지원금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술 관련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과하면 5000만 원에서 1억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지속적인 서비스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로 수익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 한 차례씩 사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박지환: 대학 시절 친구들과 창업했던 경험이 있다. 가장 안 좋은 케이스였다고 생각한다.(웃음) 그때 팀 안에 명확한 규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금전적인 부분, 시간 분배 등은 정확한 규칙을 정하고 반드시 지키도록 해야 한다. 위시앤위시를 시작하면서 사규 정하는 걸 서두른 것도 이 때문이다.
홍용기: 웹 에이전시를 1년 정도 운영하다가 정리했다. 사업은 디자이너 개인의 감성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영업력도 필요하고 개발자의 이성도 필요한데 디자이너들만 모여 있다 보니 부족함이 많았다. 디자이너가 자기만의 세상에 빠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박진성: 우연히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공기업 프로젝트를 제안받았다. 규모가 커서 팀을 꾸렸다. 개발은 3개월 만에 마쳤는데 돈을 받는 데 거의 1년이 걸렸다. 결국 사비를 털어 직원들 월급을 줘야 했다. 젊은 나이일수록 절대 돈을 좇으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20대에는 금전적인 이익보다 경험을 많이 쌓는 게 중요하다.

창업을 원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리도 이제 막 벤처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조언을 한다는 것이 조심스럽다. 다만 과거 경험을 반추해 부업으로 벤처 아이템을 구상 중인 디자이너와 개발자에게 조언하고 싶다. 우리는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벤처 투자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도 시간을 지체해 시작하기까지 늘어진 경향이 있다.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프로토타입을 완성한 이후에는 회사를 그만두든지 해서 시간을 좀 더 확보한 뒤 본격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배달 음식 전문 애플리케이션
우아한 형제들

최근 320만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은 사용자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일정 거리 내 피자, 치킨, 중국집 등 배달 음식점의 정보를 제공한다. 댓글에 남겨진 ‘업소 리뷰’와 우측상단에 표기되는 통화 수로 미리 배달 음식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평소 공해성 디자인으로 눈총을 받다가 필요해서 찾으면 안 보이는 애물단지였던 전단지가 스마트폰을 만나면서 ‘21세기 최첨단 지라시’가 된 것. 지난 2월 배달의민족을 개발한 벤처 회사 우아한형제들은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을 투자 받았다.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배달의민족에 광고를 진행하는 것이 광고주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다주는지 서비스의 가치를 확실히 인식시키는 아이디어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라며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사용자에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수익 모델. 배달의민족은 이를 배달 음식점의 유료광고로 만들어가고 있다.


보통 무가 정보지 한 면의 광고료는 약 20만원이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노출되는지 알 수 없어 그 효과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이 점에 착안해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자가 주문전화를 걸면 음식점에서 수화기를 드는 순간 배달의민족에서 걸려온 전화라는 안내 멘트가 흘러나와 월 3만 원의 광고 효과를 알 수 있게끔 만든 것. NHN에서 시각 디자이너로 일하던 김봉진 대표는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개발자이자 친형인 김광수 이사와 2010년 우아한형제들을 설립했다. “NHN에서 배운 것은 ‘사람이 만드는 검색 결과의 힘’이었습니다. 수백 개의 검색어가 하나의 결과로 도출되는 노가다성 작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거거든요. 그 안에 서비스의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판단해 동네 쓰레기통에서 전단지를 줍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장당 50원에 전단지를 사기도 하고 박카스로 수위 아저씨를 매수해 전단지 한 뭉치와 바꾸기도 했다. 그렇게 모은 10만 개의 데이터베이스는 배달의민족 서비스의 원천이 됐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장면을 상상하면 왁자지껄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떠오른다.
쉽고 위트 있는 서비스와 디자인을 한 것도 이 때문. 홍대 문화를 즐기는 20대들이 즐길 법한 ‘키치 패러디’를 코드로 잡아 캐릭터와 아이콘을 디자인했고 이것이 먹혀들었다. “특히 디자이너는 학생 때부터 사회에 나와서까지 크리에이티브를 강요받습니다. 마치 크리에이티브가 디자이너의 덕목처럼요. 그러나 최근 디자이너의 영역이 브랜딩 분야로까지 확장되면서 명확한 콘셉트로 일관되게 디자인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해졌습니다.” 김봉진 대표는 배달의민족을 서비스이자 브랜드로 만들어갈 참이다. 브랜드 철학의 일관성과 지속성의 중요함을 알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또 다른 서비스가 벌써 기다려진다.



Interview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
“경영 감각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다.”


벤처 투자가 입장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느끼는가?
물론이다. 점점 제품 스펙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만큼 디자인이 더 큰 경쟁력이 된다. 사람들이 투덜거리면서도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가 그렇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배달의민족의 디자인 콘셉트는 애플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지만 인터페이스나 아이콘 등이 서비스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사용자는 콘텐츠에 한층 집중할 수 있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브랜드 로열티가 형성된다.

디자이너들은 대개 숫자에 약하다고들 한다.
디자이너라고 해서 경영, 특히 재무에 대한 감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업무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웃음) 그렇다고 투자받을 때 못하고 어려운 일을 잘한다고 포장할 필요는 없다. 아이디어만 좋다면 경영 파트너를 찾거나 우리가 찾도록 도와주면 되니까. 하지만 자신의 디자인이 매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김봉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안드로이드 시장에 주목하라.”


창업은 이번이 처음인가?
직접 가구를 디자인한 적이 있었다. 거의 매일 촬영 협찬 요청이 들어왔던 걸 보면 디자인은 괜찮았던 것 같은데 팔리지가 않았다. 디자인을 하는데 원가와 인건비를 생각하지 않고 작품을 했던 것이다. 돈을 벌자면 남이 원하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 이후부터는 디자인할 때 고집 부리지 않는다.

요즘 디자이너들도 애플리케이션 벤처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학생이라면 공대,경영대 친구들과 인맥을 쌓아놓으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특히 디자이너는 혼자서 벤처 창업 하기가 힘들다. 같이 놀기도 하고 프로젝트도 해보면서 성향이 잘 맞는 파트너를 찾아두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애플의 영향인지 너무 아이폰 시장만 보는 경향이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70%가 안드로이드 사용자다. 배달의민족만 해도 안드로이드 트래픽이 훨씬 많이 나온다. 넓게 보라.


< 제공: 월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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