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30, 2011

불편한 디자인

오늘 이야기는 불편한 디자인에 관한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은 많은 편리한 디자인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어떤 것에 디자인이 더해지면 더 편리해지고 긍정적인 가치들이 더해지는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그 동안 우리의 많은 디자인 행위들은 인류의 편리를 위해 행해지는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 편리한 디자인들이 만들고 있는 불편한 진실에 관한 것과 불편한 디자인, 그 새로운 디자인 디렉션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불편한 디자인(Uncomfortable Design)은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그 동안 편리한 디자인들이 만들어 온 불편한 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자 시작되었습니다. 그 동안의 디자인들이 공기, 물, 바람, 대지 같은 우리의 삶의 기본적인 요소들이 주는 혜택에 대해 올바른 해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었고, 조금은 은유적인 불편함이라는 요소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디자이너가 찾고 있는 긍정적인 요소들은 이미 그것 안에 스스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편리함을 추구한 그 동안의 디자인 행위들만으로는 적절한 정의를 가지지 못해, 그런 긍정적인 요소들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로서 저는 다양한 디자인 행위로 그것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고 그 첫 번째 시도가 바로 불편함입니다. 저는 이것이 편리한 것을 디자인하는 것만큼 중요하며 새로운 영감을 창조하는 가능성 있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불편한 디자인 프로젝트 중 다음 두 가지를 소개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수도꼭지 디자인입니다.
 
 
이 수도꼭지 디자인은 상당히 평범해 보입니다. 다른 점은 일반적인 수도꼭지 디자인은 끝부분이 바닥을 향해 있다면 이것은 사용자 자신을 향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디자인의 작은 변화는 우리가 그것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 물을 많이 틀게 되면 결국 물은 자신에게 쏟아지게 만드는 불편함을 만듭니다. 틀림없이 불편한 디자인 입니다.

그러면 이것은 잘못된 디자인입니까? 우리는 종종 물 절약에 관한 캠페인을 봅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디자인들은 물 절약을 할 수 있게 수도꼭지에 새로운 기능들이 더해진 모습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저의 이 불편한 디자인은 어떤 다른 요소를 더하여 물 절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습니다. 더 간결하고 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물 자체가 메시지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도꼭지에 사용하는 재료도 줄었으며 디자인조차 더 간결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히 새로운 디자인 디렉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드라이어 디자인입니다.
 
이 역시 외형적으로 더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이어의 표면재료는 열에 반응하여 색이 변하는 재료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머리카락을 말리는 행위를 멀리서 보면 결국 누군가가 지구를 말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드라이기는 일상의 편리한 행위가 어떻게 우리와 환경에 영향을 주는가를 제품의 표면의 색이 변하면서 시각적 은유로 드러나게 됩니다. 이러한 효과는 사용자에게 심리적 불편함을 느끼게 하며 결국 드라이기 사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즉, 환경에 긍정적인 요소를 가져오게 됩니다. 불편함이 만드는 실천적인 요소입니다.

외형적으로 디자인 요소가 더해진 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긍정적인 요소를 만드는 불편한 디자인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불편한 디자인이 어떻게 긍정적인 디자인이 될 수 있는가를 시간이 흘러가면서 알 수 있게 합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편리한 것에 익숙하고 편리함을 디자인하는 것에 익숙해진 디자이너들에게 조 금 다른 영감과 디자인 방향을 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불편함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고 생각합니다. 불편함조차 디자인에서는 새로운 디렉션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지만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이끌고 실천 행위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 니다.
 
끝으로 부족하지만 외국에 나와 일하고 있는 산업디자이너로서 감히 삼성이라는 그룹에 제언을 한다면 삼성은 이미 여러 가지 면에서 더 오를 데가 없어 보이는 기업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의미로 해석한다면 이제는 삼성이라는 기업이 새로운 디렉션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 주어야 하는 입장에 서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많은 눈과 귀, 마음은 이미 그러한 삼성의 창조적인 역할에 쏠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디자인적 의미로 해석하면 삼성의 디자인 아이콘이 이제 디렉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애플(APPLE) 디자인의 아이콘 혹은 픽사(PIXAR) 디자인의 아이콘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삼성에게 요구하는 아이콘은 그런 게 아닙니다. 시대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디렉션을 제안하고, 그것이 아무도 실행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아이콘적인 디자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종종 삼성의 어떤 디자인들은 시대를 주도하는 아이콘적인 느낌보다는 그 아이콘 아래 안주하는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최근의 갤럭시 시리즈 들입니다. 이미 정해진 아이콘에 대응하는 이러한 모습에서 우리는 세계가 삼성에 요구하는 선도적인 모습은 찾기 어렵습니다. 세계가 요구하는 시대성에 대한 아이콘적인 삼성의 모습, 특히 디자인 분야에 있어서 미래에 대한 방향일 뿐만 아니라, 동시대에 삼성이라는 그룹 안에서 일하고 있는 수 많은 삼성인들에게 스스로를 신명 나게 하는 또 다른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정기 디자이너
2003년 21세기 우수인재 디자인부분 대통령상 수상
IDEO 보스턴 근무
LUNAR 컨셉디자이너(現)
 
인터뷰 제공: samsungblog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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