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6, 2012

2012년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Trend list

서울 디자인의 화두가 달라졌다,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

10·26 재보선에서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무상 급식 주민 투표 이후 숨가쁘게
진행된 서울시장 선거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은 중앙 정부 아래 가장 큰 지방자치단체 아닌가. 게다가 한국은 엄연히 서울공화국이니까. 서울시정이 전국의 수많은 중소 도시의 행정에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하다. 본지는 2008년 3월호에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대한민국 디자인 홍보대사로 위촉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취재했다. 스스로를 ‘소셜 디자이너’로 소개한 그는 ‘사회 운동에도 디자인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도적으로 만든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의 이름에는 이전 시민 운동과 확실히 구별되는 감성적 접근이 엿보인다. ‘지하철 손잡이 높이가 모두 똑같은 건 한국 사람의 키를 모두 같은 것으로 취급한 것’이라고 일갈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화두는 복지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전면검토 대상이 되면서 토목이라는 근대적 가치관은 당분간 서울시의 주요 의제에서 멀어질 듯하다. 도시 미관이 아닌 사회를 디자인하려는 서울시장이 나왔으니까.
글: 임나리 기자


정치의 예능화, 나꼼수가 증명하는 것

지난 4월 ‘각하 헌정 방송’이라는 콘셉트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국회의원, 김용민 시사 평론가, 주진우 <시사인> 기자의 만담이 인상적인 인터넷 라디오 방송 ‘나는 꼼수다’가 팟캐스트에 올라왔다. ‘가카’와 현 정권의 실정을 비틀고 헤집는 이 방송을 향한 대중의 반응은 열광 그 자체였다. 방송 1회당 다운로드 회수 200만을 기록했고,<뉴욕 타임스>에 기사화되기도 했다.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열린 ‘나꼼수’ 콘서트엔 수만명이 몰렸으며, 자발적으로 모인 성금이 3억원이다. 기존 언론을 위협하는 ‘나꼼수’의 주요 청취자는 2040세대다. 이전까지 정치에
대해 무관심했던 세대들이 어쩌다 이렇게 열혈 청취자가 된 걸까? 이는 ‘나꼼수’가 예능 형식을 따르기 때문이다. ‘나는 가수다’에서 이름을 따온 것부터 저잣거리 언어로 만담 형식을 띠는 것까지 최근 TV 예능 토크쇼의 진화 경향을 닮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디자인 캐리커쳐>의 저자 김재훈 일러스트레이터가 나꼼수 티셔츠 제작을 위해 나꼼수 4인방을 그리기도 했다.

 

감각있는 그림체는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가며 ‘잘생긴 버전’까지 나왔다. 장엄한 판화 이미지와 피 흘리는 서체에 공감할 2040세대는 더 이상 없다. 총선과 대선이라는 양대 선거가 있는 2012년에는 보수 정당이든 진보 정당이든 이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글: 임나리 기자


종편, 문제는 콘텐츠야

지난 12월 1일,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그 와중에 기대감도 높았던 종편이 개국했다.
조선일보의 TV조선, 동아일보의 채널A, 중앙일보의 JTBC는 기존에 지상파로 방송했던 보도, 교양, 예능,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한다. 종편의 출범은 시청자 입장에서는 채널 선택권의 증가를, 광고주 입장에서는 광고채널의 확대를 의미한다. 방송 관계자들은 광고주들이 시청률과 관계없이 6개월 정도는 균등하게 광고를 배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종편의 생존 여부는 그 이후에 결정될 것이다. 소수점 자릿수 시청률을 보이는 종편이 살아남으려면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 같은 황당무계한 자막 대신 양질의 콘텐츠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 주철환 JTBC 편성본부장은 “생각보다 시청자들은 종편에 관심이 없다. 결국 화제를 누가 많이 낳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말한다.
문제는 종편이 아니라 콘텐츠다. ‘콘텐츠가 좋으면 사람은 따라간다’는 속성은 잡지, TV,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진리다. 그래, 문제는 여전히 콘텐츠다.
글: 임나리 기자


뉴 시니어(New Senior),
     새로운 소비 계층의 등장

사람들은 이제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오래 살까’에 대해 고민한다. 이런 배경에는 그간 경제와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그 후의 삶’이 있다.
뉴 시니어는 웰빙 트렌드와 문화 소비에 대한 욕구, 헬스 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을 갖고 노후를 준비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부상 중인 뉴시니어를 맞이해 이들 특히 주목할 만한 분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어려 보이고 젊어 보이는, 노화 방지를 위한 안티에이징(anti-aging)은 패션·잡화·뷰티 산업의 핵심 키워드다. 또한 이들이 20~30대였던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주제의 공연과 뮤지컬, 영화 역시 ‘먹히는’ 아이템. IT 기기에 거부감이 없다는 점 역시 놓쳐서는 안 될 뉴 시니어의 특징 중 하나다.    
글: 신정원 기자


아웃도어, 취미가 아니라 생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재킷은 대한민국 중·고생들 사이에서 제2의 교복으로 통한다. 등산 갈 때나 입는 거라고 생각했던 아웃도어 의류가 어쩌다 이렇게 10대에게 인기를 끌게 됐을까? 10대뿐만이 아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인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주5일제로 여가 시간이 늘면서 직장인들은 워킹, 캠핑, 바이크 등의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시작했다. 5년 전 1조 원 규모에 불과했던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해 4조 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편리성, 기능성, 디자인의 3박자를 모두 갖춘 아웃도어 의류는 라이프스타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빅뱅, 이승기, 이민정 등 젊은 층을 겨냥한 광고 모델을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아웃도어 라이프를 사랑하는 감각적인 세대’를 타깃으로 한 기능성 캐주얼 아웃도어 라인 ‘화이트라벨’을 선보였으며, 제일모직은 2012년 봄 ‘빈폴 아웃도어’를 론칭할 예정이다. 멈출 줄 모르는 아웃도어 바람에 디자인은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글: 김영우 기자
  


실속파들의 선택, 싸고 품질 좋은 제품

물가 상승률이 4%를 넘으면서 소비자가 현명해지고 있다. 우유 대신 두유를, 고등어 대신 꽁치를 선택하는 대체 소비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 11월에 문 연 유니클로 명동중앙로점은 오픈 당일 12억 8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일 의류 매장 일일매출 최고액을 경신했다. 이런 경향은 화장품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패스트 패션에서 파생한 ‘패스트 코즈메틱스’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뷰티 전문 케이블 방송에서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저렴한 가격의 화장품이 고가 제품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1, 2위를 차지하면서 ‘싸고 품질 좋은 제품’으로 자리 매김한 것. 국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대표 주자인 미샤는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를 내놓으며 ‘SKII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와 비슷한 용기 디자인을 선보였다. “더 이상 값비싼 수입 화장품에 의존하지 마세요”라는 카피를 내세운 광고도 공격적이다.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연봉 인상에 소비자들은 실속을 챙길 수밖에 없다. 올해 역시 가격은 저렴하되 디자인과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브랜드가 사랑받을 것이다.
글: 임나리 기자


주방을 점령한 남성 광고 모델들

대상의 브랜드 청정원은 장동건을 시작으로 정우성과 이정재, 이승기를 내세운 ‘건강한 프로포즈’ 시리즈를 선보이며 꾸준히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톱 모델의 이미지를 청정원에 대입시켜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것. 대상 홍보팀은 “요즘 30~40대 이모 팬들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세대라 호감이 가는 남성 광고 모델에 대한 반응이 빨라 마케팅과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 남성이 주방 안에 자연스레 녹아든 모습도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주효한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CJ제일제당의 백설은 요리 소재 브랜드로거듭나면서 여성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고수를 모델로 선택했다. 역시 광고는 고정관념을 깨야 성공한다.
글: 신정원 기자

 

Interview

김명한(aA디자인뮤지엄 대표)
“기본 소재로 돌아가라, 울과 면”

2012년 트렌드는 ‘베이식’이다. 얼마 전 한 패션 디자이너를 만났는데, 기본 원단이 필요한데 한국에서는 더 이상 생산하는 곳이 없다고 하더라. 클래식한 울과 면이 모두 사라졌다. 한국 원단 시장이 잃어버린 게 너무 많다. 원단이 한정적이다 보니 한국 패션 브랜드 또한 항상 비슷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2012년에는 ‘작업복’이 트렌드로 떠오를 예정인데,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일본에서 비싼 가격으로 원단을 구입하고 있다. ‘베이식’의 귀환에 맞춰 한국에도 기본 소재와 자연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하드웨어가 있어야 충실한 디자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네 빵집부터 고급 빵집까지,
     더욱 치열해진 빵 전쟁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 7번 출구 앞에 빵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국내 제빵업계의 양대 산맥인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가 나란히 자리 잡았기 때문. 13년 만에 민트와 브라운 컬러로 산뜻하게 리뉴얼한 뚜레쥬르의 추격이 거세다. 또 지난여름 롯데백화점 식품관의 터줏대감 빵집 푸숑이 새 단장한 모습을 공개했다. 황금색과 분홍색으로 화려하게 단장한 푸숑은 마치 패션 매장 같은 모습이다.


지난 9월에는 뉴욕 라이프스타일의 아이콘인 딘앤델루카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상륙했다. 푸숑과 딘앤델루카 덕분에 백화점 식품관의 전체 매출이 상승했다. 빵에도 프리미엄 딱지가 붙으면서 프랑스에서 공수해 온 밀가루로 바게트를 구웠다는 것 이상의 무엇이 필요해졌다. 1만 원을 우습게 넘는 딘앤델루카의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지갑을 활짝 열어젖히는 소비자는 오감 만족을 원하기 때문이다. 동네 빵집부터 고급 빵집까지, 눈과 혀가 동시에 즐거운 빵의 브랜딩 전쟁이 더 치열차게 벌어질 듯하다.
글: 임나리 기자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자리를 굳힌,
     수입 생수

최근 스타벅스 커피가 들려 있던 손에 수입 프리미엄 생수가 자리한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수입 생수의 다양한 디자인을 액세서리로 활용하는 고객층이 늘어나는 추세. 소비자들이 수입 생수를 구입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기능과 디자인으로 이를 처음 접할수록, 젊은 고객층일수록 기능보다는 디자인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신세계백화점 매입부에 따르면 백화점 내 프리미엄 워터 바의 매출이 2009년에는 200%이상, 2010년 30%, 2011년 11월까지는 20%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시장 초기에 이슈몰이로 폭발적인 성장을 한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 피지, 에비앙, 볼빅 등의 전통적인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의 경우 정기 배송상품으로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글: 신정원 기자


10˚집을 보는 관점의 변화, 작은 집 열풍

전세가 100주 연속 상승 중이라는 언론의 보도에 ‘내 집 마련’이 평생의 소원이라며 한숨부터 쉬는 서민이 많을 것이다. 이런 압박감에 시달리는 30~40대에게 땅값을 포함해 3~4억 원으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땅콩집’이 화제였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달리기도 했던 ‘땅콩집’. 하나의 대지에 두 채의 집을 지은 모습이 마치 땅콩 껍질 속에 땅콩이 붙어 있는 것과 유사해 붙은 이름으로, 이미 외국에서는 ‘듀플렉스’라는 명칭으로 보편화됐다.


한국에서는 지난 2월 <두 남자의 집 짓기>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이 책에는 경기도 용인시에 한달간 158㎡의 집을 짓는 데 3억 6675만 원이 들었다며 그 비법을 소상히 밝혔다. 땅콩집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서 벗어나 한국인의 주거 문화 욕구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는 또한 ‘집=부동산=투자’라는 고정 관념이 파괴되고 있다는 흐름으로 읽힌다. 당분간 ‘작은 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듯하다.
글: 임나리 기자

 
11˚K팝을 브랜드로 만들어라

1990년대 말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 열풍은 사그라들기는커녕 음악으로까지 번져 유럽을 열광시키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한국 대중음악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럽과 남미, 중동 지역에서도 사랑받고 있는데, 현재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는 것은 단연 아이돌 그룹이다. 이들의 특징은 단순하고 경쾌한 리듬감과 비트감,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 그리고 눈을 호사시키는 댄스 실력이다. 서구의 팝과는 다른 시각적 즐거움이 크다는 평가다. 이 같은 여세를 지속적으로 몰아가기 위해서는 탄탄한 콘텐츠를 시각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요즘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2NE1,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인기 아이돌의 캐릭터를 만들고 레이블과 포스터 디자인에 화려한 그래픽 요소를 더해 콘텐츠를 시각화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K팝은 해외 시장에 한국 디자인을 쉽게 알릴 수 있는 새로운 돌출구다.
글: 박은영 기자



Interview

조수용(JOH 대표)
“주인의식을 갖고 브랜딩하라.”

‘친환경’이나 ‘오가닉’은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니다. 이제 이런 개념은 브랜딩의 기본이자 더욱 큰 상위 의식으로 확장시켜 생각해야 한다. 브랜드 자체도 좋지만 친환경적이고 오가닉이어서 더 좋은, 그런 가치를 더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브랜딩의 모든 접점에서 좀 더 ‘주인 의식’을 갖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주인만이 할 수 있다. 최근 주인보다 브랜드를 더 아끼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 전체를 꿰뚫는 주인과 이를 마케팅·홍보 부서 등에 위임한 주인 간의 간격은 점점 벌어질 것이다. 디자이너 역시 좀 더 총체적인 개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12˚2012년은 행사의 해,
        한국 디자인을 세계에 알려라
가깝게는 2012 런던올림픽,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시작으로 2014 인천아시아게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 전 세계적인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한 방에 세계인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88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있었기에 한국 디자인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그때를 기억하던 것처럼 말이다. 2012년은 물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디자이너는 한국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개최 지역을 브랜딩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다양한 나라와 연령대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호소력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공감대를 얻어야 할 것이다.
글: 박은영 기자
 

13˚사라지는 하드웨어,
        기존의 제품은 잊어라 
MP3 플레이어, 휴대용 게임기, 소형 디지털카메라, 소형 캠코더, 음성 녹음기, 내비게이션, PDA, 손목시계, 종이 지도, 114 전화번호 안내. 스마트폰 때문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10가지 목록이다.
미국 IT 전문 잡지가 2011년 상반기에 발표한 이 목록에 이름을 올린 제품들은 모두 스마트폰 안으로 쏙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제품 자체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어떤 기능이든 하드웨어의 형태와는 상관없이 소프트웨어나 기술의 개발로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국내 중소기업 셀루온이 CES 2011에서 선보인 ‘매직큐브’는 자판이 없는 컴퓨터 입력장치다. 자판이 없는데 어떻게 가능하냐고?
레이저가 비추는 곳을 두드리기만 하면 된다. 숫자와 글자가 빼곡하던 키보드를 네모난 큐브가 대신했다. 하드웨어가 사라지는 것은 디자인의 위기가 아니라,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글: 김영우 기자

14˚휴대폰 이제 터치로도 부족하다,
        탈터치의 시대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에 출시된 아이폰4S는 결국 그의 유작으로 남았다. 아이폰4S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새롭게 탑재된 ‘시리(Siri)’. ‘손 안의 비서’라고 불리는 시리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반응한다. 손가락 하나로 모든 조작이 가능한 터치 인터페이스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 그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국내에 출시한 팬택의 4G 스마트폰 베가 LTE(Long Term Evolution)는 진화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화면 앞 카메라가 동작을 인식하는 것.   


밀가루 반죽이 손에 묻은 상황에서도 전화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이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탈터치의 시대가 왔다.
글: 김영우 기자

 
15˚잡종 제품이 IT 제품을 진화시킨다.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이의 그 무엇’이라며 소개했던 ‘아이패드’가 출시된 것이 2010년이다. 아이패드의 출현은 태블릿 PC가 열풍을 일으켰고 포스트 PC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11년, ‘잡종’을 표방한 몇몇 제품이 등장했다. ‘슬레이트 PC 시리즈 7’은 노트북과 태블릿 사이, ‘갤럭시 노트’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이를 표방나고 나섰다.


슬레이트 PC는 PC 못지않은 성능임에도 가볍고 얇게 만들어 이동성을 높이고, 갤럭시 노트는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커진 5인치 화면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본래 있던 제품에서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장점만을 뽑아낸 결과다. 변화의 속도만큼이나 진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진화를 거듭해 생존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결국 디자인의 몫이다.
글: 김영우 기자


 16˚필요한 두 가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지난 8월 15일 구글이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건은 스티브 잡스의 죽음만큼이나 2011년 IT업계의 화제가 된 뉴스였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구글과 휴대폰 관련 특허만 1만 7000건을 넘게 보유한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인 모토로라의 만남이라니. 업계의 관심이 한꺼번에 쏠릴 만하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함으로써 애플처럼 운영체제와 함께 단말기 제조 라인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와 반대로 하드웨어 제조기술이 탄탄한 삼성전자는 2009년 자체개발한 ‘바다(bada)’ 운영체제를 발표한 이후 꾸준히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우선 순위는 없다. 지금 기업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제품부터 iOS 운영체제는 물론 앱스토어 생태계까지 갖춘 애플처럼 스마트 혁명을 이뤄내길 꿈꾼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잘 버무려낸다면, 절대 불변할 것처럼 보이는 애플의 자리가 언제 어떻게 뒤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글: 김영우 기자



Interview

이민혁(삼성전자 상무)
“거의 모든 제품의 스마트화가 가속될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시작된 제품의 ‘스마트화’가 확장되고 있다. 이미 다음 주자로 스마트 TV가 떠올랐다. 스마트 에어컨,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프린터에 이르기까지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똑똑한 제품이 봇물 터지듯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화는 사무실과 가정을 넘어 자동차에까지 확대됐다. 각각의 제품은 본래 기능에 더해 제품 간의 네트워킹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스마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제품 디자이너는 기능은 물론 그 기능을 위한 유저 인터페이스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스마트 제품의 관건은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스마트 라이프는 일상이다. 사무실에 앉아 집안의 냉장고 속을 들여다보고 스마트폰으로 장을 보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17˚3D & 4D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브랜딩

3D와 4D를 브랜드 마케팅과 홍보 방법으로 활용하는 패션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초청장, 브로슈어, 이미지 파일 등 전통적인 2D 작업에서 벗어나, 이바이트 같은 디지털 초청장이나 홀로그램을 특정 건물 벽면에 노출시켜 관람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것. 티파니의 베이징 론칭 기념 현장에서는 최근 4D 라이브파크를 론칭한 디스트릭트가 제작한 홀로그램을 통해 세계에서 제일 큰 다이아몬드를 만나볼 수 있었다. 


뉴욕과 런던에서 선보인 ‘랄프 로렌 4D 라이트 쇼’는 크리에이티브와 랄프 로렌의 디지털 이노베이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기획했다고. 그럼 2D 작업을 활용한 디자인 수요가 줄어들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책이 나왔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종이 책이 여전히 존재하듯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이 하나 더 생긴 것뿐이니까.
글: 신정원 기자


18˚세계문학전집의 인기는 계속된다.

1998년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출간을 필두로 열린책들, 문학동네 등 국내 대형 출판사들로 이어진 세계문학전집 시장의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전집은 출판사의 자부심이자 매출의 위력을 발휘한다는 공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집이 단행본에 비해 주목성은 떨어지지만 유행에 민감하지 않으며, 리스트가 쌓이고 고정 독자층이 형성되면 출판사의 탄탄한 자산이 된다. 특히
세계문학전집은 번역에 공을 들이는 만큼 디자인도 각별하다.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 200권째 출간을 기념해 인기작 10권을 국내 디자이너들이 리디자인한 ‘세계문학전집 특별판’을 출간하기도 했다. 해가 갈수록 출판사들은 읽기 위한 책보다 서재에 꽂아두고 싶은 전집 디자인을 선보이며 도서 애호가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전집은 통일된 컬러나 레이아웃, 심벌 등을 활용해 출판사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인식시킬 수 있는 아이템으로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글: 박은영 기자

 


19˚사연 있는 캐릭터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든다

대우건설의 정대우 과장, 메리츠화재의 걱정 인형의 공통점은? 자칫 차갑고 딱딱해 보일수 있는 이미지를 가진 기업이 스토리텔링이 더해진 캐릭터를 징검다리 삼아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캐릭터는 브랜드를 쉽게 기억하고 연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대우건설의 정대우 과장은 1973년생에 입사 11년 차로 현장 근무를 거쳐 본사에 배치된 세일즈 엔지니어다. 페이스북 계정도 갖고 있어 SNS 소통도 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의 걱정 인형은 옛날 남미 인디언들에서 유래된 것으로 걱정거리로 잠을 못 이룰 때 인형에게 말한 뒤 베개 밑에 넣고 자면 잠든 사이 인형이 주인의 걱정을 멀리 내버린다는 전설에서 비롯됐다. 손해보험사의 성격을 이보다 더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어디 있을까? 디자인에 앞서 소비자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인격과 이야기를 만들어라.
글: 박은영 기자


20˚온라인과 오프라인 디자인,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2011년 10월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2012년에는 3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예전에는 PC 환경만 고려했기 때문에 오프라인과 온라인 디자인은 서로 별개라고 생각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보급이 확장되면서 기업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톤&매너를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클라이언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디자인을 통합할 수 있는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효율적으로 작업하기를 원한다.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디자이너가 클라이언트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다는 이야기. 하지만 오프라인은 오프라인대로,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각각의 영역에서 특화된 전문성을 지닌 디자이너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글: 박은영 기자

 


21˚로고 디자인으로 시위하라
지금 뉴욕에서는 1% 사람들의 탐욕과 부폐를 용인하지 않겠노라며 99%의 시민들이 월스트리트에 모였다. 이에 그래픽 디자이너 시모어 쿼스트(Seymour Chwast)와 그의 동료들이 시위를 위한 로고를 제안해 <뉴욕 타임스>에 기고했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해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국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에게 영향을 받은 한 인물이 2010년 10월 말 새벽, 서울 종로 주변 가판대에 붙은 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를 그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다. 그 주인공은 디자이너도 예술가도 아닌 문학을 전공한 대학 강사 박정수씨다. 그는 ‘예술가들이 예술을 사회 쟁점과 일상의 문제로 확장시켜 유머나 풍자를 더해 상상력을 더욱 발산시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똑똑한 저항을 하려면 해학이 담긴 심벌이 필요하다.
글: 박은영 기자



Interview

김홍탁(제일기획 ECD)
“나눔, 상호작용, 바이럴을 일으키는 인터랙션 놀이.”

2012년에는 TED 강연의 슬로건이기도 한 ‘나눌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 Worth Spreading)’가 전 세계의 키워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소셜 미디어가 주류가 되면서 자신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일상화되었고 미덕으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이는 곧 생각을 디자인하는 활동이 일상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정치, 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서 자신의 생각을 퍼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인터랙션 놀이가 더욱 활발하게 확산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바이럴적 요소가 클수록 즉각적인 지지와 함께 여론을 형성하는 이슈로 부각될 것이다. 마치 ‘프리 허그(free hug)’가 이 시대 나눔의 정신으로 상징화된 것처럼 말이다.

즉 ‘나눔, 상호 작용, 바이럴(share, interaction, viral)’이 커뮤니케이션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22˚오픈 소스 디자인으로 협업하라

흔히 오픈 소스를 웹에서의 프로그램 개발이라고 한정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범위를 더욱 확장하면 백과사전이나 제품 디자인, DIY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사용자가 계속 내용을 업데이트하며 공유하는데, 이것 역시 오픈 소스 방식에 해당한다.


미국 로컬모터스는 오픈 소스를 활용해 사막형 기후와 비포장 도로 환경에서도 잘 달리는 ‘랠리파이터’를출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동차 디자인과 내부 인테리어, 부자재 등 커뮤니티 회원들의 피드백을 얻어 완성한 것. 보통 신차가 나오려면 5~7년이 걸리지만 로컬모터스는 오픈 소스 디자인 덕분에 18개월 만에 첫 차를 완성했다. 열린 마음, 협업 정신으로 만든 오픈 소스 디자인 덕분에 나올 수 있었던 결과다.
글: 박은영 기자



23˚패키지가 소비자를 변화시킨다

양배추 반 포기, 무 4분의 1개. 슈퍼마켓 채소 코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판매 단위다.
최근에는 두부 한 모를 4등분해 분리 포장한 미니 두부나 8g씩 개별 포장한 조미료도 나왔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것. 지금까지 시장을 움직인 것이 주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 반대로 시장이 먼저 소비자를 변화시키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디자인 스튜디오 컨티늄은 담배 한 개비와 성냥을 넣은 담배 패키지를 선보였다.


담배 한 갑을 사고 나면 계속 피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 금연을 위한 담배 패키지를 제안한 것. 프랑스 회사 카비아리(Kaviari)는 고급 음식으로 알려진 캐비아를 작은 깡통
패키지에 담았다. 15g의 캐비아를 담은 패키지에는 작은 스푼도 들어 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해 필요한 것을 디자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보다 한발 앞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도 디자인의 역할이 아닐까?
글: 김영우 기자

 

Interview

장동훈(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 그룹장)
“소셜 매시업에 주목하라.”

음악계에서 유래된 용어인 매시업(mash up)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한데 융합해 새로운 웹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SNS는 현재 정보와 지식 공유의 주요한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NS의 텍스트 비디오 사진을 데이터화해 정보 공유에서 구매 유도, 부가 서비스 창출까지 가능한 소셜 매시업(social mash up)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근거리에서 단말기 간의 데이터 전송 기술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는 제한 영역대의 주파수만을 사용해 암호화 기술의 적용이 가능해 전자 결제가 가능하다. 이미 삼성의 넥서스S, 갤럭시S2에 NFC 기능이 탑재된 상태. 이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UX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24˚한국 애니메이션의 약진

2011년은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해가 될 듯하다. 한국 애니메이션최초로 220만 관객이 들었던 <마당을 나온 암탉>과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이었던 <돼지의 왕>이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침체기에 있던 애니메이션 시장이 재조명받았기 때문. <마당을 나온
암탉>은 그림책 원작가인 황선미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장편 애니메이션에 적합한 극적 구성, 10년간 외길을 고집해온 제작사 오돌또기의 집념과 명필름이 만들어낸 성공작이다. 저예산 독립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사회 내면의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자 했던 도전 정신이 큰 호응을 얻었다. 3D, 4D가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경험과 그래픽도 좋지만 보편성과 특수성을 겸비한 통찰력을 지닌 주제와 서사 구조만으로도 승산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 신정원 기자
  


25˚책 내는 디자이너 

디자인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글도 사진도 수준급인 디자이너들의 부업 활동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자신이 유학시절을 보낸 나라의 디자인과 유학기를 펴내는 것. 안그라픽스는 2005년 박우혁의 <스위스 디자인 여행>을 시작으로 슬기와 민의 <네덜란드 디자인 여행>, 유혜영의 <스페인 디자인 여행> 등을 기획, 출간해왔다. 디자인 여행 시리즈의 편집자는 “한 나라의 디자인이 지닌 매력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풀어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이 시리즈의 저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저자인 디자이너에게는 디자인 외에 또 다른 방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
글: 신정원 기자


 26˚디자이너 브랜드 춘추 전국 시대

편집 매장의 중심축이 가로수길과 청담동 일대에서 명동과 홍대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500여 개의 브랜드 제품으로 구성된 편집 매장 에이랜드의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APC, 탐스슈즈 같은 수입 브랜드부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다양한 패션 상품을 채집하는 에이랜드는 지난여름 에이랜드 명동 2호점, 에이랜드 세컨드 페이지를 열었다. 스파이시칼라, 북마크 등의 대형 편집 매장이 연달아 명동에 똬리를 틀면서 ‘돌아온 명동의 명성’에 힘을 실었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적극 지원하는 이런 편집 매장이 성공하는 까닭은 신생 마이너 브랜드라도 얼마든지 인정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전통이나 역사에 기생하는 브랜드보다 이질적인 감성을 보여주는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양말 브랜드 섭템버
마치(September March), 남성복 브랜드 브라운브레스(Brownbreath), 재활용 가구 브랜드 매터 앤 매터(Matter & Matter) 등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 분야도 다양하다.


클라이언트에게 일을 수주받는 수동적인 디자이너가 아닌 적극적인 디자이너가 많아졌다는 건 우선 환영할 일이다. 바야흐로 디자이너 브랜드 춘추 전국 시대. 재구매로 이어지려면 품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기를.
글: 임나리 기자



< 제공: 월간디자인>

No comments:

Post a Comment